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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흐르는 사랑 – 《아무르 (Amour, 2012)》 줄거리 요약, 영화의 매력, 총평

by write-1717 2025. 6. 28.

 

 

줄거리 요약

 

영화 《아무르(Amour, 2012)》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노부부 조르주(장-루이 트랭티냥)와

안느(에마뉘엘 리바)의 평범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일상을 통해,

인간의 삶과 사랑, 그리고 마주하기 힘든 '마지막'을 깊이 성찰하며 그려냅니다.

두 사람은 파리의 아파트에서

오랜 세월 조용히 살아온 동반자로,

매일 함께 음악 듣고 책을 읽으며, 서로를 감싸 안는 일상 속에서 나이 듦의 순간들을 공유합니다.

그러나 어느 날, 안느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말면서 모든 것이 서서히 무너져 갑니다.

그녀는 점점 말하고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조르주는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며 삶과 죽음 사이에서 그의 여정을 온전히 감당해 나갑니다.

안느의 몸은 점차 쇠약해지고,

언어와 이름은 사라져 가지만,

그를 바라보는 조르주의 눈빛에는 말이 아닌 무언의 깊은 사랑이 담깁니다.

병원과 요양원을 방문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 남은 시간을 두고 고통과 고독을 함께 견디기로 결심합니다.

조르주는 일상을 지키기 위해 침대를 거실로 옮기고, 안느의 몸을 닦고,

힘겹게라도 말을 걸며 그들의 세계를 유지하려 애씁니다.

그리고 영화는 안느가 더 이상 고통을 견디지 못하자

조르주가 그녀의 손에 마지막을 맞이하게 해주는 장면으로 절정을 맞이합니다.

조르주는 그녀의 손을 꼭 맞잡으며, 부드럽게 "안녕"이라고 말하고,

조용히 흐트러지는 그의 얼굴은 그 모든 사랑을 담아냅니다.

 

 

영화의 매력

 

이 작품의 가장 강력한 매력은

사랑의 깊이를 ‘사소한 일상의 몸짓’에 담아냄으로써, 관객에게 진정한 감정적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입니다.

감독 미하엘 하네케는 극적 대사나 외부 사건 없이,

단 두 사람의 일상, 특히 안느를 돌보는 조르주의 얼굴,

무심코 내뱉는 "괜찮아?"라는 말, 불편한 침대를 옮기는 묵직한 손짓 하나까지 정밀하게 포착합니다.

카메라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장면을 오래 비춥니다.

이동이 거의 없는 프레임은 안느의 침대에 고정되어,

제한된 공간과 시간이 조여 오는 듯한 압박감을 전달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드러나는 조르주의 노력—약을 주고,

음식을 준비하고, 아내의 머리카락을 빗어주고,

화장실을 돕는 일—모든 것은 사랑의 표현이며 반복 속에 깃든 존엄입니다.

장-루이 트랭티냥과 에마뉘엘 리바의 연기는

표정을 거의 지우고 눈빛과 몸짓만으로 사랑과 무력함, 연민과 연대를 전달하는 절제의 연기입니다.

특히 트랭티냥은 말보다는 행동,

실수와 실수가 겹치지만 계속되는 보살핌의 과정 속에서 남편의 진심을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리바는 점차 쇠약해짐 속에서도 그의 손을 잡는 애틋한 힘을 보여줍니다.

배경음악 대신 무음과 정적,

그리고 가끔 들리는 도시의 먼 소음과 시계 똑딱임은,

시간과 삶의 나이 듦을 그대로 전하고, 관객의 감각을 예민하게 자극합니다.

 

 

총평

 

《아무르》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좋은 이별’을 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영화는 죽음과 시간의 무게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그러나 동시에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 온전히 보여줍니다.

조르주는 사랑하는 이를 두고 보내는 일을 직접 선택하고,

그 선택은 단순한 자비가 아닌,

사랑에 대한 책임에서 비롯된 마지막 선물임을 증명합니다.

그것은 ‘함께 마지막까지 존재할 권리’를 지키는 행동이었고,

영화는 그로 인해 연결된 ‘사랑의 시간이’ 얼마나 신성할 수 있는지를 말합니다.

이 작품은 삶의 끝자락에서조차 사랑은 떠나지 않으며,

돌봄과 연대라는 이름 아래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진실을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전합니다.

언제나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 속에서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 것,

그것은 가장 인간다운 마지막 순간이자, 나를 지키는 방식이기도 할 것입니다.

《아무르》는 그 무게를 감당할 준비가 된 사람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한 울림으로 다가오는 영화입니다. 관객은 영화를 통해 애도하고,

또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

우리가 끝까지 남길 수 있는 것은 ‘어떻게 사랑했는가’ 일 것입니다.

이 작품은 그 질문 앞에서, 조금도 외면하지 않고, 사랑의 진실을 들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