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요약
《내 이름은 칸(My Name is Khan)》은
처음부터 제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영화였습니다.
단지 한 사람의 인종적 고난이나 특정 사건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는 어떤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보고 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묻는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 리즈완 칸은 인도 뭄바이 출신의 무슬림 남성입니다.
그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고 있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정직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물입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그에게 세상에는 단 두 종류의 사람만 있다고 가르쳐줍니다.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
이 단순한 진리는
칸이 평생을 살아가는 삶의 기준이 됩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칸은 미국으로 이민 간 동생을 찾아
샌프란시스코로 향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그는 싱글맘인 힌두교 여성 만디라를 만나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며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여 아들 샘과 함께 조용한 가정을 꾸립니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은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 이후 산산이 부서집니다.
이슬람교에 대한 혐오와 편견은
칸의 가족에게도 가혹하게 작용하고,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샘은
폭행 끝에 세상을 떠나는 비극을 겪게 됩니다.
상심한 만디라는 칸을 향해
“당신은 내 아들이 죽은 이유야”라는 말을 남기고
그를 떠나게 됩니다.
칸은 사랑하는 아내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그녀에게 자신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에게 말하러 가는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 여정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습니다.
칸은 미국 전역을 돌며
자신이 무슬림이고,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말을 전하려 애쓰고,
그 여정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됩니다.
때로는 조롱당하고, 체포되고,
억울하게 누명을 쓰기도 하지만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이야기는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대통령에게도 닿게 됩니다.
그의 진심은 결국
사람들의 편견을 허물고,
자신의 가정을 되찾는 계기가 됩니다.
메시지
이 영화를 보면서 저는
‘차이’를 향한 두려움이
얼마나 쉽게 ‘혐오’로 바뀔 수 있는지를 절실히 느꼈습니다.
어제 저는 아스퍼그 어린 환자를 보면서
이 영화의 주인공을 떠 올렸습니다.
철저히 자기안에 있는 의식을 끄집어 내어
그것을 지켜나가는 아이의 모습속에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에 답답함도 있었지만 주인공 칸이 지켜나가려고
했던 생각들이 세상의 편견과 맞딱떨어질 때
그가 감당해야 하는 여러가지 갈등이
주마등처럼 흘렀습니다.
주인공 칸은 아무런 악의도 없는,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름, 종교, 언어, 피부색은
사람들에게 “다르다”는 이유로
폭력과 외면을 불러왔습니다.
그가 반복해서 말하던
**“내 이름은 칸, 그리고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라는 문장은
단순한 항변이 아니라,
편견에 갇힌 세상에 대한 간절한 외침처럼 느껴졌습니다.
칸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진실되고, 꾸밈이 없었습니다.
그의 행동은 어쩌면 비상식적으로 보일 수 있었지만
그 안에는 ‘가장 인간적인 감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랑, 정의, 책임감, 그리고 진심.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있었는지,
내가 가진 편견은 무엇이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고
그 순간, 이 영화가 단순히 감동을 주는 수준을 넘어서
‘나를 바꾸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상 총평
《내 이름은 칸》은
정치적이면서도 너무나 개인적인 영화입니다.
전 세계적인 사건과 이슈 속에서
한 사람의 내면을 정직하게 조명해낸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굉장히 특별합니다.
샤룩 칸의 연기는
말 그대로 ‘몰입’이라는 단어가 어울렸습니다.
그는 칸이라는 인물을 통해
단순한 캐릭터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었고,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한 인물을
결코 희화화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존엄하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습니다.
카졸이 연기한 만디라 역시
자신의 상처를 안고 있는 여성으로서
이기적인 선택이 아닌
너무나 인간적인 반응을 보여줌으로써
이야기에 더욱 현실성을 부여해 주었습니다.
이 영화는 감정에만 기대지 않고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려는 태도가 참 인상 깊었습니다.
테러 이후 세계에 퍼진 혐오,
그리고 ‘이름 하나’로 누군가를 규정해버리는 사회의 냉정함,
그 속에서 여전히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희망과 연대의 가능성을
이 영화는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내 이름은 칸》은
‘진심이 결국 편견을 이긴다’는 메시지를
잔잔하지만 강하게 전해주는 작품입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마음 하나만으로
이 세상은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고
영화는 조용히 속삭이고 있습니다.